Y兄.

자네를 불러본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할 수 없구나.

지금은 자네를 부르기도 힘들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더욱 힘들구나. 자네와 언제 소주 한잔을 먹으면서 옛날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네. 하지만 지금은 자네에게 가끔 편지를 보내면서 그간 지나온 이야기를 하고 싶네.

가끔은 살아가는 일이 힘들때 자네에게 푸념이라도 늘어놓고 싶네. 내가 자네를 항상 마음 깊이 그리며 살고 있음을 잊지말기 바라네. 자네의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기 바라네.

요즈음 자네의 힘든 모습을 보면서 난 아무것도 해줄게 없네. 모든 것은 자기 자신만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틀에 박힌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내가 더욱 안타까워 보이네.

자신의 이름을 더욱 사랑하라는 말이 오늘 자네에게 들려주고 싶네. 얼마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이름인가. 자네는 나에게 더욱 더 그런 존재이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내 이름에 무한한 애정을 느낀다.
부모가 자신의 분신인 자녀에게 지어준 이름.
새 생명에 불어넣어주신 사랑이라는 의미의 이름은 얼마나 값지고 귀한 것인가.

이제 나는 이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내 마지막까지 불리기를 원한다.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듯이 내 자신인 이름 석 자를 더더욱 사랑하련다.

<추억의 힘 - 김애자> 中
자네의 이름을 자네가 자랑스럽게 여기둣이 나 또한 자네의 이름 석자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면서 살아가겠네.

자네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네.

자네의 오래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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